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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르신 마음 여는 대화법

by innoksd 2025. 10. 6.

치매어르신이 웃고 있는 모습
치매어르신이 웃고 있는 모습

치매는 어르신과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을 만듭니다. 기억이 흐려지고 말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이 세상에서 가장 먼 사람처럼 느껴지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하지만 치매라는 질병너머에는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존재합니다. 그 굳게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을 거창한 기술이나 값비싼 약물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눈 맞춤', 다정한 ‘긍정적인 태도와 언어’, 그리고 진심이 담긴 ‘스킨십’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어르신의 마음을 열고,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어르신과의 소통의 순간을 되찾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이런 행동들은 제가 근무하는 현장에서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을 교육할 때 어르신과의 소통법에서 가장 먼저 교육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했을 때 어르신의 반응과 모르고 했을 때의 어르신들의 반응은 실제로 굉장히 차이가 납니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옷가게에 갔을 때 따뜻한 눈 맞춤과 다정한 말투로 우리를 맞이해주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만났을 때의 상황을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치매어르신들도 똑같이 느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눈 맞춤은 등대이자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알고 있는 것과 다른 혼란과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치매 어르신은 친근하게 마주보고 있는 사람의 눈빛은 기댈 수 있는 등대이자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따뜻한 눈 맞춤은 “제가 여기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은 지금 안전해요”, “저는 당신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요”라는 여러 가지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따뜻한 기운으로 전달합니다. 이런 것을 비언어적 표현이라고 합니다. 비언어적 표현은 눈빛을 시작으로 손짓, 표정, 행동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눈빛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제대로 된 눈 맞춤을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눈높이’를 맞추는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패밀리레스토랑에 가면 직원들이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사실 부담스럽기 때문에 이렇게 무릎까지 꿇어서 눈 맞춤을 하는 건 아니지만 많은 기업에서 이렇게 진행한 이유는 고객과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친근함을 표시하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까지는 아니지만 어르신이 의자나 침대에 앉아 계신다면, 함께 자세를 낮춰 앉거나 허리를 구부려서 어르신이 불편하지 않게 쳐다볼 수 있는 높이를 맞춰야 합니다. 서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어르신에게 위압감과 무시당하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항상 ‘정면에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 뒤나 옆에서 갑자기 나타나면서 대화를 건네면 어르신이 놀라 방어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시각과 청각 등 모든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인기척을 느꼈다고 생각하지만 아닌 경우가 많아서 깜짝 놀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면에서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다가가 눈을 맞출 때, 비로소 어르신은 경계를 풀고 소통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 3초간의 따뜻한 눈 맞춤은, 어르신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당신이 하는 말에 더 귀 기울이게 만들며, 표정을 통해 어르신의 현재 기분이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 효과적인 소통 예절입니다. 여기에 따뜻한 미소와 설명을 도와주는 손동작까지 함께 한다면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행동의 금지보다는 행동의 전환을 유도

치매 어르신을 돌볼 때 답답한 마음이 들기 때문에 우리는 무심코 “안 돼요”, “하지 마세요”, “그게 아니잖아요”와 같은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언어는 어르신의 마음을 닫게 만드는 가장 나쁜 습관입니다. 부정적인 말은 어르신을 나이 어린사람이 명령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여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반항심이나 공격성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르신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요양보호사에게 교육을 할 때 부정적인 말을 ‘긍정 언어’로 바꾸어 말하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위험한 물건을 만지려는 어르신께 “만지지 마세요!”라고 소리치는 대신, “어르신, 그건 위험하니 대신에 이 부드러운 수건을 같이 개어볼까요?”라며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잊고 또 달라고 하실 때도 “아까 드셨잖아요!”라고 핀잔을 주기보다, “식사는 조금 이따 하시고, 우선 제가 맛있는 과일이라도 깎아드릴게요”라며 긍정적으로 상황을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긍정 언어의 핵심은 어르신이 하려는 행동을 금지시키는 것이 아닌 행동의 전환과 대안 제시에 있습니다. 어르신의 행동을 통제하여 거부감을 들게 하기보다는 더 안전하고 즐거운 방향으로 관심사를 유도할 때, 불필요한 갈등은 사라지고 어르신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자리 잡게 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스킨십의 효과

언어적 소통 능력이 점차 저하되는 치매 어르신에게 스킨십은 그 어떤 말보다 진실한 위로와 안정감을 주는 소통 수단입니다. 과학적으로도 따뜻하고 긍정적인 스킨십은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을 분비시켜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스킨십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필요는 없습니다. 대화 중에 어르신의 손을 가만히 잡아드리는 것만으로도 어르신의 마음을 안심시키고 굳건한 신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불안해하며 서성이실 때는 등을 부드럽게 쓸어드리거나 어깨를 토닥여드리는 행동을 하거나 혹은 어깨를 감싸 안아주면 어르신의 불안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어르신이 허락하신다면, 따뜻하게 안아드리는 것은 불안과 외로움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스킨십은 반드시 어르신의 의사를 존중하며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갑작스럽거나 원치 않는 스킨십은 오히려 거부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르신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며, 다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다가갈 때 스킨십은 마음을 치유하는 약손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 어르신의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는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의 눈빛과 말투, 그리고 손길 속에 있습니다. 같은 높이에서 바라보는 따뜻한 눈 맞춤은 ‘존중’을, 부정 대신 긍정으로 말하는 습관은 ‘배려’를, 그리고 다정한 손길은 ‘사랑’을 전합니다. 이 세 가지 소통방법은 단순히 어르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보호자인 자신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돌봄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어렵겠지만 이 작은 변화들을 실천해 보세요.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씩, 당신을 향해 다시 열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